미몽의 장미
작가
나안젤라
연재 링크
https://novel.naver.com/best/list?novelId=1129420“저, 몸으로 때우면 안 될까요?”
도무지 조화롭지 못한 향기를 발산하는 여자가 던진 말에, 무진이 낮게 웃었다.
“지금 나랑 장난해요? 놀고 싶나?”
순진해 빠진 여자를 어떻게 해보겠다고 수작을 부린 남자의 졸렬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도발이었다.
“아니요. 저는 지금 진지하게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잘 생각해보시고….”
대체 뭘까.
여자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핏줄이 장미 넝쿨처럼 전신을 기어올라 살갗 위로 툭툭 불거졌다. 혈관을 타고 흐른 백만 송이 장미가 펑펑 터져나가 그 여자의 향기가 진동하는 환각에 눈앞이 흐릿해진다.
“피차 급한 것 같은데.”
양손에 움켜쥐고 짓이겨 미친 듯이 파고들고 싶은 욕망을 부추기는 향기의 파동이 무진의 전신을 훑었다.
“시간 끌 필요 있어요?”
연장미, 아름답고도 위험한 향기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리고 말았다.
가시에 심장이 찔리는 줄도 모르고.
800년 전통의 향수 브랜드 미향(美香)의 대표이사 태무진과 장미 납품 농원 ‘로즈힐’의 원예사 연장미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
2024-09-26 00:46:13 업데이트 됨